지난 6월7일 대한민국 반도체 분야의 대표 소재부품장비 기업인 에프에스티의 장경빈 대표님을 만났습니다. 장대표님은 창업주이신 장명식 회장님의 아들로서 2세 경영인이십니다.
1987년 설립된 에프에스티는 반도체 포토마스크(반도체 설계회로도) 보호막인 펠리클(Pellicle), 장비의 온도를 제어하는 칠러(Chiller)를 개발·생산하는 기업입니다. 2022년 기준 매출 2천2백억 원에 약 7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건실한 중견기업입니다.
* 펠리클 : 빛으로 반도체 웨이퍼에 회로 모양을 반복적으로 찍어 내는 노광 공정에서 포토마스크의 오염을 최소화하기 위해 사용되는 덮개
* 칠러 : 반도체/디스플레이 공정에서 프로세스 체임버(Process Chamber) 내의 온도조건을 안정적으로 제어하는 온도조절 장비
에프에스티는 우수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21년 삼성전자로부터 430억원을 투자받기도 했습니다.
최근 반도체 산업을 둘러싼 대외환경이 녹록지 않고, 향후 전망이 매우 불투명합니다. 이런 가운데 차세대 반도체 생산을 위한 극자외선(EUV) 장비를 활용, 초미세 노광 공정에 필요한 소재와 장비를 개발하기 위한 에프에스티의 노력은 기술개발 현장과 생산라인 곳곳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저희 방문을 수락해 주신 장경빈 대표님은 도전과 혁신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려는 의지와 열정이 대단한 젊은 기업인이셨습니다. 대표님 말씀 몇가지를 소개해 봅니다.
"최근 한일 관계가 회복되는 가운데 국내 소부장 기업에 대한 정부 지원은 지속되기를 바라고, 기업은 지속적인 기술개발로 국산화 노력을 지속하면서 오히려 일본 시장 진출의 좋은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대내외 경제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게 여전히 걱정되지만 모든 사안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닐 수 있다."
"최근 외국계 반도체 기업과 연구소들이 국내에 다수 진출하는 등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위상과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 같은 중견기업의 경우 전문 인력 확보가 더 어려워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연봉차이가 너무 커서 붙잡을 수 없는 게 안타깝다.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또한, 최근 ESG 경영이 크게 부각되면서 글로벌 수요 기업으로부터의 다양한 요구가 증가되고 있고, 에프에스티 역시 수백개의 협력업체들과 협업 관계를 갖고 있어 ESG에 기반한 공급망 관리가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고 하셨습니다.
사업의 경우 창업보다 이를 지키는 수성이 더 어렵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1세대 창업주보다 이를 이어받아 가업을 영위하는 2세대, 3세대 기업인들의 고민과 부담이 오히려 더 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기업승계, 자금, 세제, 인력, 규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기업활동이 쉽지 않은 가운데 고군분투 하고 있는 모든 2세 경영인들을 크게 응원합니다. 바쁜 가운데 시간을 내주신 장경빈 대표님과 임직원 여러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