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미건설의 김덕영 회장님은 꼭 한번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고 싶었습니다. 그간 주로 뵙던 분들이 제조업 경영인들이셨는데, 제게는 다소 낯선 건설 업종에 종사하는 분들은 과연 어떤 고민과 생각을 하고, 어떤 위기와 도전을 경험하고 계신지 매우 궁금했습니다.
김덕영 회장님을 처음 뵌 것은 작년 하반기 중견기업연합회 주관 골프모임인 GBC(Green Business Community)에서였습니다. 회장님은 '강하고 직설적일거다' 라는 건설업계 CEO에 대한 저의 선입견을 당장 쫓아버리듯 매우 부드럽고, 친절하고, 예의 바른, 정말 멋진 어른이셨습니다.
운이 좋게 회장님과 한 조로 라운딩을 하게 되었는데 회장님께서는 18홀 내내 동반자들을 따뜻하게 배려하고 편안하게 리드해 주셨습니다. 화려함과 중후함을 동시에 보여주던 옷맵시 역시 인상적이셨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런 분"이 경영하시는 "보미"라는 아름다운 이름의 "건설회사"는 어떤 모습일지 더 큰 호기심이 발동되었던 것 같습니다.
서로 서로 바쁜 일정 때문에 쉽게 잡지 못했던 회장님과의 약속은 지난 6월 2일 드디어 성사되었습니다. 더구나 오찬과 함께.
김덕영 회장님은 건설 창업 1세대로 1992년 보미건설을 설립하셨습니다. 31년간의 지속적인 성장의 결과 보미건설은 2022년도 종합건설사업자 시공능력평가액 기준으로 전체 3,055개사 중 71위를 차지할 만큼 대표적인 중견 건설기업으로 우뚝 일어섰습니다.
최근 부동산 시장 둔화 및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영업 이익 하락 등 어려움이 있는 게 사실이지만 국내 600여 곳 이상의 다양한 건설 경험을 발판으로 삼아 케냐, 우즈베키스탄 등 글로벌 사업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중견기업인들은 비슷한 면모를 보이시는 부분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직원들에 대한 아낌없는 투자인데, 이 중 대표적인 것이 바로 회사에서 제공하는 수준 높은 점심 식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미건설 역시 마찬가지로서 100여 명의 본사 근무 인력을 위해 별도 장소에 청결하고 산뜻한 구내식당을 마련하여 맛있고 품격있는 오찬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저도 회장님을 비롯 강창훈 보미건설 대표이사님, 보미엔지니어링의 윤송민 대표이사님과 함께 구내식당에서 점심 정찬을 맛볼 수 있었습니다.
김덕영 회장님께서는 사회 공헌 활동에도 누구보다 적극적이십니다. 모교인 인하대에는 총 12억원에 달하는 발전기금을 기부하셨고, 예술계, 스포츠계에 재능을 가진 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을 하고 계십니다.
"한번 라인을 설치하고 나면 일정 기간 동안 주문량에 맞춰 생산을 하면 되는 일반 제조업과는 달리 건설업은 매 프로젝트마다 새로운 여건 하에 새로운 고객과 새로운 계약을 맺고, 건건이 다른 결과물을 창조해야 하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
"매출을 줄이자. 이는 매출 규모 자체를 인위적으로 줄인다는 의미가 아니라 외형 키우기에 집중하지 말고 내실을 갖추자는 의미다. 성경에 나와 있는 '낮은 곳으로 임하소서'와 같은 의미를 갖고 있다고 본다."
"모든 점에서 하자가 없는 완벽한 건물을 만들 수는 없다. 그러나 품질 1등을 위한 노력을 멈출 수는 없다."
"요즘 젊은이들은 직업을 너무 돈벌이의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직업인으로서의 사명감, 건전하고 건강한 직업관을 갖는 게 중요하다. 우리의 교육이 이런 점들을 너무 등한시 하는 것 같다."
보미건설 홈페이지에는 보미인의 자세를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첫째,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되자. 둘째, 용기있는 도전정신을 함양하자. 셋째, 미래에 대한 자기계발에 정진하자. 넷째, 자기 자신에 대한 자긍심을 잃지 말자. 다섯째, 나, 가정, 회사가 하나되는 마음을 갖자. 어느 기업이든 조직이든 적용 가능한 원칙과 기준이 되는 규범이라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가지만 더... 회장님 사무실에는 20여년 전 어느 무명 시절의 대학생 화가가 그려준 회장님의 초상화가 걸려져 있습니다. 흡사 사진으로 오해할 정도로 사실적인 표현이 매우 인상적인 200호 크기의 대형 초상화입니다. 이 그림의 제목이 "고뇌하는 CEO“입니다. 40대 회장님의 얼굴에서 사업에 대한 고민과 두려움, 기대와 희망 등 여러 감정들이 교차하고 있음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초심을 잊지 않기 위해 등 뒤에 걸어 놓신 것 같았습니디.
언제가 될지는 아직 모르지만 가까운 장래에 중견기업연합회 자체 건물을 보미건설이 지어주는 아름다운 상상을 해 봅니다. 많이 바쁘신 가운데도 점심 식사를 포함해서 긴 시간을 함께 해 주신 회장님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