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 1997년이거나 혹은 98년이었을 겁니다. 산업부의 '신세대' 사무관인 제가 저녁 식사 자리에서 주성엔지니어링의 '전도양양한' 황철주 회장님을 처음 뵙고 인사를 드렸습니다. 그로부터 대략 25년 정도가 흘렀네요. 오랜 기간 소부장 업계를 선도하는 모범 기업인으로, 때로는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과 조언을 아끼지 않는 신업 전문가로 왕성하게 활동해 오셨던 황철주 회장님을 중견련 상근부회장으로 일을 하게 되면서 다시 만나 뵙게 되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전지 장비 원천기술을 보유한 벤처 1세대이자 매년 총 매출액의 18% 이상을 R&D에 투자하는 회사, 대한민국 혁신 아이콘의 대명사인 중견기업, 바로 "주성엔지니어링" 하면 언급되는 수식어가 아닐까 싶습니다.
주성엔지니어링을 이끌고 계신 황철주 회장님은 현재 중견련의 수석부회장직을 맡고 계시며, 무역협회 부회장, 벤처기업협회 명예회장 등을 역임한 존경받는 CEO이십니다.
1993년 주성을 설립한 황회장님은 당시까지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반도체 제조 공정의 핵심 장비를 국산화 하는데 성공했습니다. 1995년에는 반도체 D램 제조의 핵심인 커패시터 전용 증착장비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업계를 놀라게 하기도 했습니다.
당시 반도체 제조에 들어가는 장비라곤 나사 하나 못만들던 한국이 핵심 제조 장비 생산국으로 발돋움한 쾌거는 주성이 없었다면 결코 이룰 수 없는 역사였다고 확신합니다.
이후로도 주성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및 LED·OLED 제품의 전(前)공정 핵심 장비를 독자적으로 기술개발해 꾸준하게 국산화를 추진해 왔습니다.
현재 반도체 등 제조 장비 영역에서 주성이 세계 최초로 선보인 제품과 기술만 20개에 이르고, 특허는 무려 2,900여 개가 넘으며, R&D 누적 투자액은 1조원을 넘어서 그야말로 한국 장비산업 혁신의 요람이라 할 수 있습니다.
■ 지식을 독점하는 시대는 끝났다. 지식은 이제 공유물이다.
■ 공부는 지식을 외우는 것이고, 학습은 지식을 바탕으로 스스로 터득하는 것이다.
■ 분업적 협력을 통해 100명이 1%씩 빠르게 해내는 게 더 효율적이다.
■ 기준은 일의 시작을 잘하기 위함이고, 표준은 일의 결과를 효율적으로 얻기 위함이다.
■ 혁신은 강의실이 아닌 현장에서 이뤄진다.
■ 기술과 혁신을 이끌어내는 이가 바로 리더다.
■ 사업가는 돈을 벌고, 기업가는 행복을 만든다.
때마침 지난 10월 31일 주성엔지니어링의 용인 R&D센터를 중견기업의 미래 리더인 YCN(Young Ceo Network)과 함께 방문했습니다. 넓은 현관 정면 벽에 걸쳐 있는 초대형 태극기의 모습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이날의 방문은 주성의 핵심 공정과 생산라인을 눈앞에서 바로 볼 수 있는 더할 나위 없이 값진 시간이었으며, 특히 황회장님의 회사 소개 및 강의는 혁신의 의미와 리더의 역할에 대해 곱씹어 볼수 있는 정말 귀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부단한 혁신을 위해 기준과 표준을 세우는 일, 지식에 오감을 더하고 기술에 영감을 불어 넣는 일이야 말로 모든 리더가 실천해야 할 중요한 역할이다"
"관리는 현상을 유지하는 거고, 혁신은 성장을 이끌어내는 거다"
"세상에는 새로운 것은 없다. 다 아는 내용들이다. 다만 느끼지 못하고 활용하지 못하는 것일 뿐"
"더 잘 살고 더 행복해지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일이다. 다만 고생과 일은 구분해야 한다"
"명확한 업무분장, 정확한 정보공유, 공정한 이익공유를 통해 기업내 신뢰가 커진다"
"CEO가 투명하지 않으면 직원들이 투명하지 않다"
"혁신에서 행복이, 투명성에서 신뢰가, 지속가능한 시스템에서 성장이 발휘된다"
"혁신의 주체가 CEO이고, CEO간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돌격 앞으로는 보스이고, 나를 따르라는 리더이다"
"주성은 행복을 만드는 곳이고, 가정은 행복을 즐기는 곳이다"
짧은 시간의 방문이었지만 한국경제를 현재로 이끌어 올 수 있었던 황회장님의 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하고 체험하고 마음 속에 담을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습니다.
아무쪼록 중견기업계의 거목으로, 또한 혁신의 아버지로, 중견련의 수석부회장으로서 더욱 큰 역할을 해주시길 기대합니다.
아무리 기업이 성장을 하더라도 회사의 경영보다는 여전히 기술개발 쪽에 더 많은 시간과 열정을 투입하고 계신다는 말씀을 전해주실 때는 시대를 선도하는 기술장인의 풍모를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황철주 회장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존경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