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 매거진 중심重深

한국중견기업연합회 10년, 앞으로 100년

 


 

성윤모

중앙대학교 석좌교수

·장 법률사무소 고문

 

2014년 7, '중견기업 성장촉진 및 경쟁력 강화에 관한 특별법제정에 따라 마침내 중견련이 법정 단체로 새로이 출범했다이후 중견련은 대한민국 경제성장의 주역이며 튼튼한 버팀목인 중견기업의 명실상부한 플랫폼이자 경제 6단체로서의 위상을 당당히 확보하면서 급속히 성장해 왔다중견기업은 지난 10여 년 동안 약 두 배에 가까운 양적인 성장을 이룩했다중견기업은 2022년 현재 약 5,576(1.3%)개로고용 159만 명(12.8%), 매출액 961조 원(14.4%), 수출 1,231억 달러(18.0%)를 담당하고 있다이와 함께 전체 제조 중견기업 중 84.6%가 소재·부품·장비기업으로 대한민국 산업 경쟁력의 근간을 이루고제조 중견기업당 평균 80건의 지식재산권을 보유하는 등 기술혁신의 핵심이다제조 중견기업의 70%가 해외 수출하면서 글로벌 시장 개척을 선도하는 등 중견기업은 질적인 발전도 함께 이루어 나가고 있다.

 

필자는 산업정책과 사무관산업정책과장중견기업정책국장 그리고 산업통상자원부장관으로서 중견기업과 중견련의 성장과 발전에 함께 참여하는 소중한 인연을 맺었다특히 중견기업정책국장으로 중견기업인들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뜨거운 가슴으로 함께 추진했던 2013년 9월 '중견기업 성장 사다리 구축방안수립과 2014년 1월 '중견기업법' 제정의 기억이 새롭다. 2013년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중소기업의 피터팬 증후군 해소를 위해 성장 사다리 구축방안 수립을 적극 추진했고특히 세법에서 중견기업 부문 신설에 주력했다당시 세제 당국은 초기 중견기업(5년 이내)에 대해서만 R&D 세액공제 인정고용유지·증가기업 투자세액공제(5~6%) 신설기업부설연구소 인적요건(7신설, 2천억 원 이하 가업승계 상속공제 대상 범위 유지 입장이었다하지만 관계부처 협의 시 담당자와 책상을 치는 격론을 벌이는 등 중견련과 함께 4개월 이상 끈질긴 설득 작업을 벌인 결과중견기업의 성장에 필수적인 R&D 투자 촉진을 위한 R&D 세액공제 신설(8%)과 중견기업 현안인 가업승계 상속공제 대상 범위 확대(3천억 원 미만)를 관철시킬 수 있었다그 이후 세법 등 각종 제도에서 중견기업에 대해 별도 규정을 마련하는 정책적 노력이 지속돼 이제 중견기업에 대한 별도 규정의 마련과 확대가 당연하게 여겨지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3년에도 법인세 과세표준 구간별 인하상속세 및 증여세 대상 확대외국인 근로자 고용허가제 적용기준 확대 등 중견기업에 대한 법령 및 제도 개선은 지속되고 있으며앞으로도 지속될 것으로 기대한다.

 

2013년 9중견기업인의 염원을 담은 '중견기업법'이 의원 입법으로 발의되었다중견기업정책국과 중견련은 긴밀히 연계하면서 과감하게 연내 입법 완료를 목표로 국회 심의와 관계 부처 협의를 밤낮없이 신속하게 진행했다. '중견기업법' 제정과 내용에 대한 여야 의원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면서 관계부처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됐지만 마지막 부처협의 과정에서 입법 형식 문제로 '중견기업법'은 중요한 제정 법률인 만큼 정부 입법으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하지만 '중견기업법'이 정부 입법으로 추진될 경우중견기업 종합시책 수립과 체계적 추진중견련 법정 단체 출범 등 중견기업 현안이 적어도 6개월 이상 지연될 것으로 보였다. 2013년 11월 말 산업통상자원위원회 법안소위 개최 전 의원 입법 추진에 대한 마지막 합의를 이뤄야만 연내 입법이 가능한 상황이었다오후 법안소위 개최 직전다행히도 명동에서 개최된 정부 고위급 협의에서 '중견기업법' 제정의 시급함에 대해 극적인 합의가 도출됐다합의 결과를 가지고 법안소위에 늦지 않기 위해 명동에서 여의도 국회로 서둘러 가는 길에 보았던초겨울 하늘을 온통 뒤덮으면서 내렸던 함박눈을 잊을 수 없다서설이었다이후 '중견기업법'은 순조롭게 2013년 12월 국회 통과, 2014년 1월 공포, 2014년 7월 시행됐다우선 중견련은 법정단체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그리고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명문 장수기업 육성한국형 히든챔피언 육성대책, 100대 등대 중견기업 발굴중견기업 성장촉진 전략 등 다양한 중견기업 맞춤형 성장 전략이 수립·추진됐다이제 중견련은 명실상부한 중견기업 정책 혁신과 법·제도 개선의 핵심 거점이 되었고중견기업의 사회공헌과 영속 성장의 가교역할을 담당하고 있다특히 인력금융, R&D, 판로기업승계규제개혁 등 중견기업이 당면한 어려움을 정부와 지원기관에 연결·해결을 지원하고 정부 정책을 중견기업 현장으로 효과적으로 전달하여 지원하는 중견기업 종합 지원기관 역할을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 2023년 중견련은 중견기업계의 시급한 현안인 '중견기업법'의 상시법 전환·시행을 통해 중견기업 특례 유지는 물론 공급망 개편탄소중립 및 디지털 전환지방 중견기업 육성 등의 토대를 공고히 하는 성과를 거뒀다.

 

대한민국은 제조업이 강한 나라다세계 최고 수준의 제조역량을 바탕으로 산업화 시대의 선진국 문턱을 넘은 대한민국은 다시 거대한 변화의 소용돌이와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디지털화친환경화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새로운 도전의 창이 열리면서 선도자 혁신질적 성장전략산업 육성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 도입이 필수적이다이와 함께 대한민국은 석유 위기(1970년대), IMF 금융위기(1997), 국제 금융위기(2007), 코로나 팬데믹 위기(2020)와 같은 블랙스완(Black Swan) 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해 왔지만 인력 부족지방 소멸제조업 기피 등에 따른 회색 코뿔소(Gray Rhino) 위기제조업 위기의 극복이라는 시급한 현안 과제를 안고 있다이제 대한민국은 산업화 시대의 성공 패러다임을 버리고 새로운 패러다임을 도입하여 당면한 제조업 위기를 극복하면서 새로운 시대의 더 큰 도약을 이루어 나가야 한다.*

 

중견기업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도약을 선도해야 한다중견기업은 바로 우리 경제의 미래를 짊어지고 나갈 주역이다. 2024년 7중견련은 10년의 성장기를 거쳐 이제 100년의 거대한 도약기를 앞두고 있다중견련은 중견기업이 우리 경제의 주역으로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을 마련하고 디딤돌을 만들어 주는 바로 어머니의 품과 같은 곳이다중견련은 지난 10년 동안의 성공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앞으로 100년 동안의 지속적인 발전을 이룩해 내기를 진심으로 기대하고 성원한다.

 

성윤모흔들리지 않는 산업 강국의 길박영사, 20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