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경제 정책 기조인 '역동경제'의 핵심축으로서 '성장 사다리 강화'를 성공적으로 구현하려면 중견기업 세제 지원 매출액 기준 폐지, OECD 최고 수준의 상속세율 인하 등 경제의 '허리'인 중견기업의 성장 걸림돌을 해소할 전향적인 세제 지원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한국중견기업연합회는 4일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2024년 중견기업계 세제 건의'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특히 여전한 글로벌 경제 불안정성을 돌파하기 위해서는 매출액별로 지원 차등을 두는 조세특례제한법의 세제 지원 기준을 폐지해 지원 대상을 전체 중견기업까지 확대함으로써 적극적인 R&D 등 투자를 견인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조세특례제한법은 시설투자, 고용, 상생 등 분야 세제 지원 대상은 3년 평균 매출액 3,000억 원 미만, R&D, 가업상속공제 등 분야 대상은 5,000억 원 미만 중견기업으로 한정하고 있습니다.
중견련은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면서 각종 지원책이 축소되는 것은 물론 중견기업 대상 세제 지원 정책에서도 매출액에 따라 지원 규모가 차등 적용되면서, 지속 성장의 근간인 적극적인 경영 활동을 위축시키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중견련 관계자는 "특정 기업군 안에서 기준을 다시 쪼개 차별적으로 지원하는 대상은 중견기업이 유일하다"라면서, "수많은 성장 저해 요인 중에서 중견기업의 중소기업 회귀 검토 요인 1순위로 '조세 부담(61.6%)'이 꼽힌 만큼, 성장 사다리의 원활한 흐름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급히 개선책을 모색해야 한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중견기업계는 국부 창출의 핵심인 기업의 영속성을 확보하고 창업주의 기업가정신과 경영 노하우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기업 승계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중견련은 "한국의 상속세 최고세율은 OECD 국가 중 두 번째로 높은 50%, 할증 평가 시 세계 최고 수준인 60%에 달한다"라면서, "상속세 최고세율을 OECD 평균인 15% 수준으로 인하하고, 최대 주주 보유 주식에 대한 20% 할증을 폐지해야 한다"라고 촉구했습니다.
중소·중견기업의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도입된 가업상속공제에 대해서는 적용 대상 업종 제한 및 공제 한도 부족, 사전·사후관리요건 부담 등으로 이용률이 저조한 현실을 언급하면서, 특히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승계 지원 방안으로서 사전증여를 적극 장려하고 비상장주식에 대한 납세담보를 허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견기업계는 대내외 불확실성이 증가하는 상황에도 매년 연구개발 투자 규모를 확대해온 중견기업의 혁신 성장 의지를 고취하기 위해서는 R&D 세제 지원의 실효성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려야 한다고도 말했습니다.
중견련은 신성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범위를 3년 평균 매출액 5,000억 원 미만 코스닥 상장기업에서 최소 2조 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확대하고, 중견기업 진입 연차에 따라 급격히 줄어드는 일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을 5%p씩 상향하는 등 중견기업의 R&D 투자 역량을 뒷받침할 개선책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2022년 기준 신성장·원천기술 R&D 세액공제 대상 중견기업은 전체의 7.8%에 불과하고, 일반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율은 최초 15%에서 6년차 이후에는 8%까지 축소된다.
이번 건의는 법인세 인하, 이월결손금 공제 한도·기간 폐지, 근로자 과세표준 구간 상향 등 네 개 부문 32건의 개선 과제로 구성했다.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은 "중견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19.6%)이 전체 기업(18.4%)은 물론 상호출자제한집단 소속 기업(19.2%)보다 높다는 사실은 중견기업 세제 지원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방증"이라면서, "정부 부처는 물론 4월 출범할 제22대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민간 주도 성장과 역동경제의 성공을 이끌 중견기업의 활력과 자율성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정책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