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시법으로 전환된 '중견기업 특별법' 시행을 계기로, 2014년 1월 '특별법' 제정 이전부터 올해 3월 상시법 전환에 이르는 10여 년간 중견기업 정책의 성취와 한계를 면밀히 점검해 현장의 필요에 맞춤한 정책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습니다.
최진식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은 14일 63컨벤션센터에서 '중견기업 정책 10년, 성과와 과제'를 주제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실, 한국중견기업학회와 공동 개최한 '중견기업 혁신성장 정책 포럼'에서 이같이 밝히면서, "중견기업이 급격한 대내외 경제 환경 변화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 확대, 공급망 재편·탄소중립 대응 지원, 지방 중견기업 육성 등 실질적인 정책 패키지를 가동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최 회장은 "2010년 지식경제부의 '세계적 전문기업 육성 전략'에서 시작돼 2012년 지식경제부 내 중견기업 전담 조직인 '중견기업정책관' 설치, 2014년 1월 '중견기업 특별법' 제정과 7월 시행으로 이어진 중견기업 정책의 역사는 우리 경제에서 중견기업이 차지하는 역할과 위상에 대한 합당한 재조명의 과정"이라면서, "올해 3월 '중견기업 특별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되고, 10월 전격 시행된 것은 정부와 민간을 아우르는 모두의 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인정이자, 경제 재도약의 '중심'으로서 부여된 책무를 충실히 수행하라는 국민의 명령"이라고 밝혔습니다.
11월 셋째 주 중견기업 주간을 맞아 개최된 '포럼'에는 최진식 중견련 회장,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성원 국민의힘 의원, 양향자 한국의희망 의원,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 이호준 중견련 상근부회장을 비롯해 중견기업, 정부, 국회, 학계, 유관기관 관계자 8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이재정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장은 개회사에서 "당면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불굴의 기업가정신으로 무장한 중견기업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면서, "중견기업들이 위기에 속도감 있게 대응함으로써 대한민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현장의 기업인들과 주기적으로 소통하며 최선을 다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권종호 한국중견기업학회장은 환영사를 통해 "산업 생태계와 공급망의 핵심 연결고리로서 중견기업 성장 기반 조성을 위해 정부가 많은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스스로 성장을 회피하는 '피터팬 증후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라면서, "중견기업 정책의 실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성장 정체 및 '피터팬 증후군'의 원인 분석과 해결 방안, '중견기업 특별법'의 상시법 전환 이후 정책 변화의 방향성에 대한 심도 깊은 논의를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은 축사에서 "지난 10여 년간 우리 경제의 든든한 버팀목인 중견기업의 성장을 촉진하기 위해 정부와 국회가 한마음으로 지원한 결과, 중견기업 규모는 2011년 대비 약 2배 증가했고, 수출·고용 등 경제에서 차지하는 위상도 크게 높아졌다"라면서, "현장의 수요를 폭넓게 수렴해 중견기업의 국가 경제적 역할과 위상에 걸맞은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중견기업 육성 정책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포럼'은 박찬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중견기업 특별법 10년, 그간의 정책 변화 및 전망', 곽관훈 선문대학교 교수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견기업 육성 방안' 주제 발표와 종합 토론으로 진행됐습니다.
박찬수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견기업 특별법 10년, 그간의 정책 변화 및 전망' 주제 발표를 통해 "국가 산업정책을 선도하는 중견기업의 책임과 역할의 재설계, 혁신을 가로막는 제도적 한계에 대한 근본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라면서, "지역 중견기업 육성을 통한 지역 신산업 창출, 중견기업과 벤처‧기술혁신형 중소기업 간 R&D 협업 활성화 등 정책 변화를 모색하는 한편, 성공조건부 또는 경쟁형 R&D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의 민간 중심성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곽관훈 선문대학교 교수는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한 중견기업 육성 방안' 주제 발표에서 "보편적 지원 방식은 한계가 있는 만큼 개별 기업의 규모, 업종 및 환경을 고려한 선별적‧맞춤형 지원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라면서, "중견기업의 신사업 진출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지주회사 규제 등 기업집단 규제의 경우, 경제력 집중 등 기업집단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비교적 적은 중견기업은 기업집단 규제 적용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신종원 산업연구원 중소벤처기업연구본부장은 종합토론에서 "변화의 흐름에 적극 대응하는, 성장 의지를 갖춘 중견기업에 정책의 초점을 맞춰야 한다"라면서, "특히 핵심인재 확보, 금융 환경 개선 등 중견기업이 대전환의 시점에 직면한 구조적 문제 개선에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박용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견기업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중견기업 지원 체계가 자본시장 투자 생태계와 보다 밀접해질 필요가 있다"라면서, "중견기업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PE 등 민간 자본의 투자를 늘리고, '중견기업 도약지원 펀드' 등을 활용해 중견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지선 신성이엔지 대표이사는 "설비투자 시 금리 우대, P-CBO 등 회사채를 통한 자본 조달 등 과감한 금융 지원이 적기에 이뤄질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라면서, "특히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 공급망실사법 등 글로벌 환경 규범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전문인력 수급 지원, 재생에너지 설비투자, 탄소배출 관리를 위한 컨설팅 등 지원이 시급하다"라고 밝혔습니다.
최진식 중견련 회장은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의 시계가 빨라지고 있지만, 중견기업 정책을 포함한 모든 경제 정책은 어떠한 경우에도 정치적 이해 관계에 따라 좌우돼서는 안 된다"라면서, "오늘의 삶과 미래 세대의 풍요를 아우르는 폭넓은 관점에 입각해, 국부 창출의 핵심인 기업의 활력을 높이고, 경쟁력을 제고할 일관된 정책 환경을 조성하는 데 정부와 국회는 물론 각계가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