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은 17일 중견기업연구원, 한국중견기업학회와 공동으로 '중견기업 금융애로 해소 및 기업금융 선진화 방안' 세미나를 개최했습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 이세훈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관,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 원장, 이 홍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을 포함해 정부, 금융기관, 대학, 중견기업 등 전문가 및 관계자 10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세미나는 조병선 중견기업연구원 원장과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수요자 관점에서 본 중견기업 금융의 현황과 과제', '중견기업의 직접 금융 이용 실태와 선진화 방안' 주제 발표와 '중견기업 금융 선진화 방안’'주제의 패널토론으로 진행됐습니다.
조병선 원장은 "한국경제의 '허리'이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견기업은 금융정책의 사각지대에 오랜 기간 방치돼 왔다"라면서,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중견기업의 금융애로를 살피고, 서둘러 실효적인 대안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라고 밝혔습니다.
조 원장은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 및 전략', '소재·부품·장비 R&D 투자 전략 및 혁신 대책', '중견기업 육성', '지역산업 진흥' 등 주요 산업정책을 성공적으로 추진하려면 금융의 뒷받침이 중요한데, 지금까지의 금융은 주로 공급자 관점에서 논의된 결과, 현장의 요구와는 다소 유리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수요자인 기업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이를 해결해 나아가겠다는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원장은 중견기업 금융 실태 및 문제 파악과 해결을 위한 민·관 협의체인 '중견기업금융위원회' 운영을 포함해 정부, 은행권, 자본시장, 정책금융 등 부문을 망라한 7대 과제를 제안했습니다.
중견기업 금융의 주요 공급자인 은행권 부문에서는 경기 순응적 대출 관행, 기업에 불리한 신용등급 조정 관행, 부실기업에 대한 일방적인 자금회수 관행 등을 개선하고, 대출심사 과정에 기업 건강진단 및 컨설팅 기능을 활용해 재무제표, 신용도 등 과거 실적과 기업의 미래 정보가 적절하게 반영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습니다.
직접금융 개선 과제로는 중견기업 맞춤형 P-CBO(프라이머리 회사채 담보부 증권) 발행 프로그램 도입, 메자닌금융 활성화를 위한 회계기준 정비 등을 꼽았습니다.
정책금융 부문에서는 기업은행의 중견기업 금융지원 역량 확충, 산업은행 및 수출입은행의 중견기업 지원 적극화, 신용보증기금과 무역보험공사의 중견기업 신용력 보완기능 확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조 원장은 산업부 내 금융 관련 업무를 담당할 과課 단위 조직을 신설해 산업정책 및 중견기업 관점에서 금융 동향 및 실태를 모니터링하고 금융당국 및 기업 현장과의 긴밀한 소통을 통해 중견기업의 금융 애로를 해소하면서 금융이 산업을 효과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중견기업은 보증을 통한 자금 확보나 자본시장 진입에도 제한을 받는다"라면서, "신용도가 낮은 기업들이 활용할 수 있는 메자닌채권, P-CDO 등을 통해 자본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위험 회사채에 투자하는 하이일드펀드에 대한 세제지원 일몰연장, 담보 등록제와 같은 담보부 사채 제도 개선, 중견기업 회사채전용펀드 도입, 전문투자자(QIB) 시장 및 시니어론 펀드 등 다양한 위험선호를 지닌 투자자군 육성이 시급하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 진행한 패널토론의 첫 번째 토론자로 나선 오진교 KDB산업은행 부행장은 "2018년 3월 우수 중견·중소기업을 세계일류기업으로 육성하기 위한 종합 금융지원 프로그램인 'KDB 글로벌 챌린저스 200'을 론칭했다"라면서, "혁신형 기업이 유니콘 기업을 넘어 대기업으로 원활히 성장하는 건강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호남 우리은행 부부장은 "성장 잠재력이 높은 우수 중견기업을 발굴해 규모에 따른 다양한 니즈를 만족시킬 맞춤형 서비스 'Woori-CIB 융합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라면서, "중견기업 전담 영업본부와 여신 심사반을 중심으로 실효적인 금융 지원을 추진해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장은 "건강하고 활력 넘치는 기업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혁신성장과 이를 뒷받침할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네거티브 규제방식을 도입해 중견기업의 지속 성장에 걸림돌로 작용하는 금융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금융규제 프리존 설치, 수요자 맞춤형 직접금융 확대 등 전향적인 정책 노력을 서둘러야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도열 한국무역보험공사 부사장은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실효적인 금융 지원과 금융 조달 및 대외 리스크 대응을 위한 무역보험의 역할이 중요하다"라면서, "중견기업 전용 보험제도 신설, 국산기자재 해외납품업체 대상 수출계약서 기반 특별보증 지원 강화 등 수출 중견기업 대상 무역보험 지원을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조경식 신용보증기금 이사는 "중소기업의 연쇄도산을 막기 위해 1997년 도입된 매출채권보험의 대상 범위가 2019년 7월 매출 3천억 원 미만 중견기업까지 확대됐다"라면서, "중견기업 특성을 최대한 반영한 전용 지원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금융 공급자와 수요자 간 정보 격차를 완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윤원석 한글과컴퓨터그룹 사장은 "미·중 간 패권전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중견기업의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필수"라면서, "기업 현장의 구체적인 애로와 경쟁 국가의 미래지향적 금융제도를 면밀히 살펴 다양한 중견기업 전용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정부에 이를 전담할 조직을 설치해 제도의 중장기적 안정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이 홍 한국중견기업학회 회장은 금융이 중견기업계 발전을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금융정책이 산업정책을 뒷받침해야하는데 산업정책 담당 부처와 금융당국이 독자적으로 정책을 추진함에 따라 원활한 협력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학회장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이분법이 금융권에도 퍼져 있어 중견기업을 대기업으로 인식하고 있다"라면서, "직접금융을 위해서는 기업 오너의 지분권 희석에 대한 염려를 완화하기 위한 차등의결권주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총평자로 나선 곽수근 서울대학교 명예교수는 "중견기업의 안정적인 경영활동과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위해서는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라면서, "중견기업계가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금융당국과 소통하면서 금융애로 해소 및 선진화를 이끌어갈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곽 교수는 "은행 등 금융기관도 선진화된 금융기법 도입, 고객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한 '관계형 금융'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은행이 비올 때 우산을 뺏는다'는 말이 더 이상 나오지 않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김용래 산업부 산업혁신성장실장은 "중견기업이 성장 정체를 극복하고 신산업에 과감히 도전할 수 있도록 촉진하기 위해서는 자금 조달이 필수적"이라면서, "올해 정부는 중견·중소기업 신규 설비투자 대상 4.5조 원 규모의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김 실장은 "중견기업의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해 기업 현장의 목소리에 더욱 귀 기울이고 발전적인 해결 방안을 마련하는데 더욱 힘쓰겠다"라고 덧붙였습니다.
강호갑 중견련 회장은 "획일적인 금융정책 때문에 해외 기업과의 대규모 수주 계약을 눈앞에 두고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마주할 때가 많다"라면서, "2020년 대한민국의 ‘확실한 변화’를 약속한 대통령의 의지가 금융 정책 부문에도 온전히 반영돼 우리 경제의 '허리'이자 양질의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중견기업의 지속성장을 뒷받침할 '확실한' 정책 변화가 이뤄지길 간절히 바란다"라고 강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