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보냈습니다. 경자년庚子年 새 해도 어김없이 밝아 옵니다.
지난 일 년의 모든 순간과 하나하나의 일마다 서로 다른 의미로 돌아보셨으리라 짐작합니다. 강건한 의지로 무사히 버텨내신 모든 분께 축하와 격려와 응원을 보냅니다.
2013년 2월 제8대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어느덧 올해 2월 27일이면 세 번째 임기의 2년차를 맞이하게 됩니다. 2010년대를 다 보내고 2020년대를 맞이하는 것입니다. 현장에서 체감할 획기적인 변화를 이끌지 못한 무능력에 대한 자탄과, 더욱 왜소하게 느껴지는 참담함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그나마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은 ‘줄탁동기(啐啄同機)’의 의지로 헌신과 물심양면의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많은 중견기업인의 독려와 동행 덕분이었습니다. 올해에도 산업부와 ‘제2차 중견기업 성장촉진 기본계획’을 바탕으로 중견기업 육성 정책이 피부에 와 닿는 실질적인 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말씀을 드립니다.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중견기업인 여러분,
세상에는 공짜가 없습니다. 지구상에,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에 태어난 것만으로 공짜로 여겼던 물과 공기와 햇빛과 금수강산이 가장 비싼 것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어찌 된 것인지, 우리 주변은 공짜가 늘어 판치는 세상이 되어 가고 있는 것만 같습니다. 세상 이치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탓이겠지요.
우리 기업인은 상생과 협업이 공짜가 아닌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낸다는 것을 절대 잊지 말아야 합니다. 제대로 된 기업의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정부가 막강하고 비대한 관료조직의 ‘비효율의 벽’을 넘어 ‘그래도 나쁜 시장이 착한 정부보다 낫다’는 어느 지식인의 코를 납작하게 만드는 새해를 우리 기업인은 희망합니다. 우리 정치가, 헌법의 소중한 가치인 민주와 공화, 자유, 정의, 진리가 온전히 실현되는 세상을 모든 국민이 보고 듣고 느낄 수 있게 하는 2020년대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법의 미명 아래 힘을 내세우거나 힘의 미명 아래 법의 가치를 훼손하는 어떠한 시도도 용납되어서는 안 된다는 강한 신념이 우리 사회에 충만하도록, 모든 구성원과 주체가 몸과 마음을 합치는 새해가 되기를 두 손 모읍니다.
중견기업인 여러분!
현대사에서 최단 기간에 민주화와 산업화를 동시에 일궈낸, 세계인이 기적이라 부러워하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의 역사는 우리의 무한한 역량과 가능성을 증명하는 확고한 증거입니다. 우리 기업인에게는 그러한 DNA가 근본적으로 있고, 이것이야말로 대한민국 기업인들만의 한국적 기업가정신입니다.
2020년대가 다시 우리로 인해 뜨겁게 달궈질 수 있도록, 다 같이 손에 손을 잡고 나아갑시다.
모든 가정에 건안과 행복이 충만하시길 다시 한 번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월 1일
한국중견기업연합회 회장 강 호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