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은 21일 '주당 근로시간 단축 여야 합의에 대한 중견기업계 논평'을 통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긴 노동시간을 줄여나가야 한다는 기본 취지에는 공감하나, '9.15 노사정 합의'의 정신마저 외면한 채 주당 근로시간을 축소하기로 여야가 전격 합의한 데에는 실업 정책 실패의 책임을 기업과 근로자에게 전가하는 측면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이어 중견련은 지난 4년 간 일자리 창출을 위해 무려 52조 3,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청년 실업률이 10%를 상회할 만큼 최악의 상황에 이른 것은 관련 정책들이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 데 기인한 바가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중견련은 "주당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축하면 12조 원의 기업 인건비 추가 부담이 발생할 뿐만 아니라 필수 숙련공 운영으로 근로시간 조정이 어려운 기업들의 인력난을 야기해 OECD 선진국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노동생산성은 더욱 하락할 우려가 있다"라고 경고했습니다.
특히 이 같은 추가 부담은 사드와 관련한 중국의 제재 강화, 미국의 보호주의 현실화 등으로 일촉즉발의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의 투자와 고용 확대 유인을 현저히 감소시켜 경기 둔화의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중견련은 "기업의 추가 부담과 근로자의 소득 감소로 인한 타격을 최소화하고 합리적으로 제도를 안착시키기 위해서는 휴일근로 중복할증을 배제하고, 특별연장근로를 허용하는 등 최소한의 완충장치를 마련해야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청년은 물론 모든 구직자가 원하는 것은 과시적 수치로 집계되는 ‘아무 일자리’가 아니라 행복한 삶과 자아실현을 병행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로 단순히 노동시간 단축을 통해서는 달성할 수 없다”라며, “근로시간 단축을 통해 근로자가 얻을 수 있는 것이 '쉼표가 있는 삶'이 아니라 그저 '상대적으로 빈곤해진 삶'이 되지 않도록 할 추가적인 정책 대안 또한 적극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중견련은 "무엇보다 근원적으로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급격한 고령화 추세에 발맞춰 포괄적인 사회안전망 강화, 효과적인 이직과 재취업 및 평생교육 확대 등을 통해 구직자와 기업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실효적인 정책 기반을 마련하는 데 더욱 집중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