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련 회원사 '연우'의 기중현 대표는 최근 청와대 홈페이지 국민청원 게시판에 '주 52시간 근로시간 단축에 따른 중소ㆍ중견기업 경영애로 ' 제하의 청원글을 올렸다.
기 대표는 "해외 시장 확대를 포기하거나, 법을 어겨 범법자가 되는 길밖에 없다고 생각했다"라며, "코스닥 상장사 대표가 직접 나서 정부 정책을 반대한다는 비판과 마주할 각오로 청와대에 목소리를 전했다"라고 말했다.
지난 2월 국회는 주당 법정 근로시간을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단축하는 내용의 근로기준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300인 이상 사업장과 공공기관은 7월 1일부터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을 지켜야 한다. 화장품 용기 업체 '연우'도 해당된다.
로레알, 랑콤 등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들이 '연우'가 만든 용기를 사용한다. 아모레퍼시픽 등 국내 기업은 물론이다. '연우'는 세계 시장 점유율 2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사출산업 특성 상 2인 2교대로 하루 평균 20시간 장치를 돌려 생산성을 맞춰 왔다. 하지만 7월 1일 이후에는 해외 수주 물량을 포기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1,550명의 직원이 주당 60시간 2교대로 납기를 맞추고 있지만, 근로시간을 줄이면 생산 차질이 불 보듯 뻔해서다.
기 대표는 주2교대 60시간 근무를 3교대 40시간으로 바꾸려고도 해봤지만, 임금이 준 직원들의 이탈을 막을 자신이 없었다고 전했다. 주당 근무시간이 40시간으로 줄면 실질임금이 40% 가량 줄게 된다고 한다. 연우의 한 생산직 직원은 "일부 직원들이 특근이 많은 업종으로의 이직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밝혔다. 또 다른 대안인 생산 설비 확충은 수도권 공장 규제 때문에 막혔다.
기 대표는 업종의 특성을 고려해 근로시간 단축을 순차적으로 유연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시행 시기를 2년 연기하거나, 3D 업종을 기피하는 현실을 감안해 중견기업도 외국인 근로자를 고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 아니면 업종에 따라 직원의 2/3가 동의하면 추가 8시간 한도 내에서 탄력근무가 가능하도록 해달라는 것이 기 대표의 절박한 호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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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hankyung.com/article/201804119478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