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T와 연결 성장
월드 클래스 블랙핑크의 멤버 로제가 월드 베스트 브루노 마스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한다. 함께 노래해 보자고! 이렇게 탄생한 APT라는 노래는 글로벌 음악 차트의 상위권에 올랐고 그 인기는 지속 중이다.
로제와 브루노 마스의 협력으로 성공한 APT 프로젝트는 연결 성장 전략을 성공적으로 실현한 사례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중견기업의 연결 성장에 몇 가지 전략적 시사점을 준다.
첫째는 고객 연결이다. APT는 로제의 K-팝 글로벌 팬덤과 브루노 마스의 미국 대중음악 팬층을 감성적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됐다. 기존의 고객 기반을 뛰어넘는 일종의 크로스 팬덤(Cross-fandom) 전략이 적용됐다. 중견기업도 이처럼 시장을 확대하고 글로벌 연결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고객 연결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브랜드 연결이다. APT는 두 아티스트의 음악 세계관과 정체성이 융합된 작품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APT는 한국의 정서를 기반으로 로제의 섬세하고 서정적인 보컬과 브루노 마스의 소울풀한 그루브가 자연스레 어우러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는 일종의 공통 마케팅 전략이며 정체성의 교집합을 도출해 일종의 강한 연결을 마련한 것이다. 중견기업에서도 기술력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과의 협업 방안의 폭과 깊이를 다시 한번 고려하게 한다.
셋째는 플랫폼 연결이다. APT는 스포티파이, 유튜브, 틱톡 등에 동시 론칭해 디지털 플랫폼 기반의 글로벌 확산을 유도했다. 특히 콘텐츠 소비는 음악뿐만 아니라 뮤직비디오, 각종 챌린지, 라이브 영상 등으로 확장, 큰 파급력을 보여줬다. 이러한 플랫폼 동기화 전략의 활용은 강력한 연결 성장의 수단으로 작용했다. 중견기업도 동시적 파급 효과와 데이터 기반 피드백 루프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겠다.이처럼 APT 프로젝트는 연결 성장의 대표적인 컬처 비즈니스 사례다. 팬덤과 감성을 연결하고, 정체성과 브랜드를 연결하고, 플랫폼 연결로 산업 간 경계를 허물어 가치를 확장했다. 이는 우리나라 중견기업에 제품 중심 성장의 다음 단계를 생각해 보게 한다. 고객, 브랜드, 데이터, 플랫폼 연결을 할 수 있다면, 새로운 성장과 발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중견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서는 K-팝처럼 글로벌 무대에서 고객과 소통하고, 자사의 고유 기술과 스토리를 IP화함으로써 차별화하고, 조직 내부 프로세스를 민첩하게 통합하며, 디지털 도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경영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3·3·5 정책에서 APT로 연결하기
이재명 정부의 장기 성장 전략은 ‘3·3·5’로 요약된다. AI 3대 강국 실현, 3% 잠재성장률 달성, 세계 주요 5개국(G5) 진입이란 목표로 구성돼 있다. 이를 위해 AI·방산·K-컬처 등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집중적으로 육성해 하락 추세인 잠재성장률을 3%대로 반전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정부는 대규모 재정 투자, AI 및 전략산업 집중 육성, 사회 안전망 및 복지 강화, 지역 균형, 공정 경제 및 친환경 성장 정책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목표이나, 현재는 준비와 다지기 단계이며, 본격적인 성과 달성까지는 중장기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미래형 국력 증대, 혁신 성장, 균형·포용 사회 구현을 위한 대규모 투자와 구조 개혁, 첨단 기술, 복지, 지역, 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추진하는 특징을 가진다.
이 전략의 핵심 키워드도 APT로 정리할 수 있겠다. AI 3대 강국 달성과 생산성(Productivity) 향상을 통한 잠재성장률 상승 그리고 세계 5대 강국 진입을 위한 인재(Talent) 육성과 지원이다.
첫째는 2030년까지 AI 3대 강국 진입이다. 우리나라를 세계 3대 AI 강국 반열에 올려 놓는 것이다. 현재의 7위권에서 3위권으로 올라가는 목표다. AI 투자 100조 원 시대를 개막하고 모두의 AI 정책을 시행한다. AI는 투자의 대상인 동시에 활용의 대상이다.
둘째는 하락한 잠재성장률을 3%까지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정책이다. 최근 2% 이하로 떨어진 성장률의 구조적인 반등을 유도하기 위해서 210조 원 규모 확장 재정 및 신산업 육성 투자를 비롯한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잠재성장률을 단번에 올리기에는 수많은 문제가 연결돼 있다. 대외적인 통상 환경의 악화와 대내적인 구조적 문제 그리고 글로벌 경쟁 심화를 모두 극복해 내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진단이 있다. 이 문제를 풀 실마리 중 하나로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이 있겠다. 특히 중견기업이 경쟁력을 제고하고 생산성을 높이게 되면, 잠재성장률의 상승에 기여가 클 것이기 때문이다.
셋째는 세계 5대 강국(G5) 진입으로 경제, 외교, 문화, 안보, 복지를 포함하는 종합 국력에서 세계 5위권 국가로 도약하는 것이다. 하드파워 뿐만 아니라 K-컬처·방산·바이오 등 국가대표 산업을 집중적으로 육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K-팝과 K-컬처의 글로벌 약진에는 인재의 역할과 기여가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분석된다. 다른 분야에서도 인재를 육성하고 지원하는 정책이 지속적으로 필요할 것이다.
중견기업을 위한 새로운 APT
디지털 전환과 AI 전환 등 복합 대전환기를 맞이해 새로운 단계로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서 중견기업이 준비해야 할 조건은 무엇일까? 이재명 정부의 3·3·5 정책에 부합되는 중견기업의 정책은 어떤 내용이 포함되면 좋을까? 이에 대해 AI의 활용, 생산성(Productivity) 향상, 인재(Talent) 확보와 육성으로 정리해 APT로 요약할 수 있겠다.
첫째는 AI다. 과거엔 AI를 도입하는 것 그 자체가 목표였던 기업들이 많았다. 그런데 실제로는 AI 자체가 목적이 되면 그 효과는 떨어지기 마련이다. 이제는 AI는 수단이고, AI 도입의 진짜 목적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AI 도입과 적용의 이유는 고객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기업 문제를 통합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역량이 필요하다.
중견기업의 기술력에 AI 기반의 디지털 역량을 결합해 고부가가치화, 자동화, 지능화를 실현할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일종의 중견기업 디지털 전환(DX)과 AI 전환(AX)을 위한 바우처 제도를 고려해 볼 수 있겠다. AI, IoT, 클라우드 등 솔루션 도입을 위한 맞춤형 디지털 전환 및 AI 전환 지원을 하는 방안으로 DX/AX 매칭 플랫폼의 운영을 통해 중견기업과 전문 솔루션 기업을 연결하고, 산업별 DX/AX 모범 사례를 발굴하고 확산시켜 DX/AX 모델의 공공 모델화를 구축하며, 교육·컨설팅 등 시범 비용의 일부를 지원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겠다. 이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시키고 글로벌 대응력을 강화할 수 있겠다. 또한 AI 특화 R&D 인프라를 연계하는 방안과 AI 기반 산업별 파일럿 지원 사업도 고려할 수 있겠다.
둘째는 생산성(Productivity)이다. 생산성이 높아지면 단가가 내려간다. 생산성은 개념적으로 산출을 투입으로 나눈 수치로 표시한다. 문제는 무엇을 투입과 산출로 규정짓고 이를 측정해 개선할 것인가이다. 생산성 측정과 향상의 문제를 중견기업 자체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부분과 정부의 정책으로 지원할 부분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제조업 강화 전략의 핵심에 관세와 감세 정책이 있는데, 관세는 외국 제품의 가격을 높이는 방안이고 감세는 국산 제품의 가격을 낮추는 방안이라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겠다. 정부는 중견기업의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책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중견기업의 공급망 혁신과 내부 운영의 최적화를 통한 생산성 혁신 방안도 필요하다. 수직계열화 기반 공급망 혁신 프로그램의 지원이나 대·중견 협력 촉진 방안의 강구 등으로 납기 단축, 원가 절감 그리고 품질 일관성 확보 방안을 강구하고 공정한 생태계 속에서의 생산성 중심 성장 모델의 개발도 장려하는 방안도 검토가 필요하다.
셋째는 인재(Talent)다. 대기업에 비해서 상대적 인지도 부족으로 인재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중견기업에 보상력과 복지 경쟁력 확보를 지원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청년 채용 시 정부 매칭 임금 지원, 주택 지원, 출산 및 육아 복지 등 중견기업 복지 플랫폼 연계 방안, 중견기업 경영진 대상 리더십·노무 교육 강화 등을 통해서 일하고 싶은 기업 이미지를 구축해 우수 인재를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되는 정책도 기대된다.
이재명 정부의 3·3·5 정책이 제시하는 성장의 방향은 연결과 통합 그리고 혁신 중심의 성장 생태계 구축에 방점을 두고 있다. 중견기업은 중요한 ‘허리’ 기업이기에 연결 성장 전략형 정책으로 정부의 3·3·5 정책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원할 필요가 있다. 앞서 살펴 보았듯이 DX/AX를 위한 전용 바우처 실시와 생산성 향상을 위한 정부의 감세 정책과 금융 지원 제도 현실화 그리고 인재와 일자리 연결 방안 등이 그 예가 될 것이다. 이러한 연결 기반의 정책이 중견기업을 미래 산업의 중추적 성장의 축으로 활동하게 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중견기업이 연결 기반의 성장을 실행하기 위한 전략적 실행과 정부의 3·3·5 정책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중견기업 정책은 APT 전략과 같이 이재명 정부의 3·3·5 정책에 부합되는 중견기업의 실용적 연결 성장 전략으로 설계돼야 할 것이다.